공지사항
BNK금융지주, 지배구조문제 개혁해야
작성자 한국금융공학회
등록일2017.08.30
조회수172

BNK금융지주의 차기회장 선출을 두고 내부승진과 외부인사 영입사이에서 잡음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9일 서류심사를 통과한 8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거쳐 박재경 BNK금융회장 직무대행과 정민주 BNK금융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후보로 선정했다. 내부인사 2명, 외부인사 1명으로 압축된 셈이다. 임추위는 오는 17일 심층면접을 해 1명을 선정하고 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임추위를 앞두고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부산은행 노조는 차기 회장에 대해 내부승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간금융지주 인사에 정치권의 개입과 낙하산인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와 지주사 일부에서는 전임 회장이 비리로 공석이 되었으니 경영쇄신을 위해서 비전을 가진 외부인사 영입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BNK금융지주의 부실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BNK금융의 1,2대 주주는 국민연금과 롯데그룹이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고, 뚜렷한 주인이 없으니 지주회장이 절대권력을 키워왔다. 금융지주 회장이 부산은행장, 이사회의장을 겸직하면서 제왕적 지위를 누렸던 것이다. 내부자 출신으로 처음 금융지주회장이 된 이장호씨는 부산은행 6년, BNK금융지주 2년5개월 합계 8년5개월간 장기집권하면서 BNK금융지주를 사유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전 회장 재직 시의 임원회의는 특정 고교, 대학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이 회장 동문회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 전 회장의 후임인 성세환 직전 회장도 부산은행 행장 1년 6개월, BS금융지주 회장 1년 6개월, BNK금융지주 회장 2년 합계 5년간 최고경영자로 군림하고 있다. 주가조작 사태만 안 터졌으면 지주회장 연임도 됐을 것이다. 성 회장은 제왕적 지위를 이용해 2015년 9월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계열회사를 통해 특혜성 엘시티사업에 1조1500억 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 약정을 맺었고, 현재까지 3000억 원이 넘는 많은 자금을 대출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BNK금융지주회장은 대출청탁과 함께 고가의 상품권, 미술작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위험성이 큰 부동산 프로젝트에 지역자금을 지나치게 많게 투자했는데도 이사회의 제동은 없었던 것 같다.

검찰 조사 결과 성 전 회장은 2014년 경남은행 인수로 인한 자본건전성 하락, 2015년 엘시티사업에 대한 거액대출, BNK캐피탈의 667억 원대 금융사고 등 위험자산이 증가하자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지주의 유상증자 공시 후 주가가 급락하자, 성 전 회장은 46개 거래기업에 BNK금융지주의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BNK금융지주의 전 회장들이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보니, BNK금융지주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 뼈를 깍은 내부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사를 낙하산인사로 규정하고 이를 막겠다고 삭발시위마저 강행하고 있는 것은 금융노조의 자기밥그릇 챙기기이며, 또 하나의 적폐로 보인다. 1997년 외환위기로 많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도산할 때 한국은행 출신인 김경림 행장과 심훈 행장이 위기에 처한 부산은행을 정상화했던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임추위는 지금까지 BNK지주회장이 겸해왔던 부산은행장을 이번에는 공모를 통해 분리선출하고, 은행장에 대해서는 내부인사만 공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현 경영진인 박재경BNK직무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이 금융지주회장뿐만 아니라 부산은행장에도 동시지원해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이사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겸하고 있음)가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감시, 견제하지 못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BNK금융지주가 거듭나려면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이사회의 견제,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임원후보추천회와 이사회를 분리하고 비상임이사를 투명하게 공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산총액 106조3500억 원, 매출액 5조 원, 임직원수 8200명, 자본금 1조6000억 원의 국내 5위의 금융그룹인 BNK금융지주는 동남권경제의 혈맥이자 소중한 지역자산이다. 부산이 동북아의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BNK금융지주에 비전, 업무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춘 최고경영자가 선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허화 교수 이력

부산대학교 상과대학 학장(1992-1994년)

한국선물거래소 사외이사(1999-2002년)

한국금융공학회 회장(2001-2007년)

부산 국제금융포럼 공동대표(2012-2014년)

부산대학교 명예교수(2007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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